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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차례상 소비 트렌드…"온라인으로 소량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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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차례상 소비 트렌드…"온라인으로 소량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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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0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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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보름여 앞둔 9월16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내 가락몰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조현기 기자 = #경상북도 청도군에 거주하는 정모씨(83)는 처음으로 차례상 장보기를 포기했다. 코로나19 면역력이 낮은 고령의 나이라 전처럼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장에 가는 것이 꺼려졌기 때문이다. 정씨는 "자녀들이 바깥 외출을 줄이라고 해서 아예 시장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과 과일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명절 제수용품 구매 패턴이 바뀌고 있다. 명절 전통시장 방문객은 크게 줄고 온라인 주문 고객은 지난해에 비해 4배 이상 늘면서 '비대면 차례상 준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전·송편 시장 방문 예약 줄고…온라인은 매출↑

2일 <뉴스1>이 서울 시내 전통시장 5곳의 13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추석 직전 한 달간 제수용품 사전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예약은 급증해 차례상 준비에도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전통시장은 소고기·과일 등 주요 제수용품을 신선하고 값싸게 구매할 수 있어 명절 대목을 누렸다. 특히 송편이나 전 요리는 온라인이나 백화점보다 인근 시장에서 명절 직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다중 이용 시설 방문을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통시장도 덩달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추석 대목만 기다렸던 시장 상인들은 비대면 소비 강세에 따라 이중고를 겪었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추석 전 예약 건수가 100건이었다면 지금은 30건도 채 되지 않는다"며 "명절 직전 시장 방문 손님이 바글바글해야 하는데 지금은 상인들 수가 손님보다 많다"고 토로했다.

반면 제수용품 세트를 판매하는 온라인 업체의 경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관련 온라인 플랫폼 종류도 늘고 주문량도 많아졌다.

네이버는 올해 초부터 '우리동네 장보기' 서비스를 선보이고 전통시장 업체들이 입점해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했다. 각 자치단체도 전통시장 전용 주문 앱을 개발해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온라인에서 차례상 상품을 판매하는 'ㅂ'업체에 따르면 추석 차례상 예약 주문 건수가 지난해에 비해 300% 이상 늘기도 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보름여 앞둔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전통문화관 예절교육관에서 강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추석 차례상차림 설명을 준비하고 있다. 2020.9.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비대면·간편 구매 장점…차례상 온라인 트렌드 확산

최근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는 문화가 확산한 데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대폭 감소했다.

박종복 영천시장 상인회장은 "이 시국에 시장에서 발품을 팔며 제수용품을 사는 손님이 어디 있겠느냐"며 "대규모 집회 이후 손님이 뚝 끊긴 데 이어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제수용품 예약 서비스는 간편성과 편리함을 앞세워 인기가 높아졌다. 원하는 품목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고 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신속하게 배송받을 수 있어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활발한 홍보도 소비자를 유인한 장점 중 하나다. 그러나 예약 건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실제 매출액이 증가하지는 않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소량으로 구매하는 탓에 건수는 늘어도 구매 총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제수용품을 구매한 이모씨(57)는 "세트보다는 낱개 제품만 구매했다"며 "필요한 제품만 주문할 수 있어 비용을 절반 이상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시장도 제수용품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은 전통시장 배달앱 '우리동네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으로 제수용품을 주문받아 2시간 안에 배송한다.

암사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향주씨는 "우리동네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한 후에 매출이 20~30%정도 늘었다"며 "고객 반응이 좋아 명절 대목을 앞두고 더 많이 바빠졌다"고 말했다.

지역의 경우에도 온라인 트렌드를 적용해 제수용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충청북도는 지난달 25일부터 지역 배달앱 '충북먹깨비'에서 주요 시장 차례상 배달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하는 업체에서 필요한 제수용품만 따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천시 전통시장 11곳도 추석을 앞두고 라이브커머스 방송으로 제수용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명절 특수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김영재 광장시장 상인회 회장은 "전통시장이 온라인 소비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차례상 트렌드는 더 빠르게 바뀌는 것 같다"며 "앞으로 명절 제수용품 판매 전략을 다양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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