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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계 80년된 고정관념 깬 '만능 작용기' 개발…"IBS여서 가능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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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계 80년된 고정관념 깬 '만능 작용기' 개발…"IBS여서 가능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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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0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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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작용기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0.10.08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하나의 작용기는 하나의 전기적 효과'라는 화학계에서 기존 80년간 이어져 온 고정관념을 깨고 화학 연구의 효율을 높일 '만능 작용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을 맡고있는 백무현 카이스트 교수 연구팀이 한상우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나노텍토닉스 창의연구단장)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압을 가하는 것만으로 분자의 반응성을 조절할 수 있는 '만능 작용기'를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번 성과가 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1937년 미국의 화학자 루이스 하메트는 작용기의 종류에 따른 분자의 전기적 성질 변화를 계산하는 하메트 식을 만들었다. 80여년 동안 이 공식은 화학반응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데 활용됐다.

작용기는 유기화합물의 전기·화학적 성질에 영향을 끼치는 원자단이다. 전기적 특성이 바뀌면 분자의 반응성이 바뀌는데 이는 화학반응의 평형과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원하는 방식으로 평형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원하는 화학반응을 효율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

하나의 작용기가 정해진 전기적 효과만을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하메트의 공식이 출발한다. 그래서 여러 단계를 거쳐 합성되는 복잡한 분자는 그 과정에 반응마다 최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작용기를 활용하는 것은 어려웠다.

연구진은 여러 종류의 작용기 대신, 하나의 작용기만으로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화학반응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에 작용기가 여러가지 효과로 분자의 반응성을 바꿀 수 있다 것을 개념 증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기존 80여년간 화학계의 고정관념을 깨야 했던 만큼, 검증과정은 쉽지 않았다. 8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사이언스에서 검증이 1년 이상 걸렸다"며 "(연구 검토를 하는) 리뷰어 측에서 파격적인 결과인 만큼 많은 검증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에틸 디에틸아미노프로필 카보디마이드(ethyl dimethylaminopropyl carbodiimide)를 이용한 아미드화 반응은 차례로 전자 주는 기에 의해 가속화되는 단계와 전자 끄는 기에 가속화되는 단계로 이루어진 두 단계 반응이다. '만능 작용기'가 전압에 따라 성질이 바뀌며 각 단계를 촉진해 전체 반응이 확연히 잘 진행됨을 관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0.10.08 /뉴스1

 

 


연구진이 제작한 만능 작용기는 금 전극에 특정한 분자를 붙여 만들었다. 전극에 전압이 가해지면 전극에 부착된 분자의 전기적 성질이 미세하게 바뀌고, 이 변화를 통해 화학반응을 조절하는 원리다.

이들은 전극에 부착된 분자의 미세한 변화를 확인한 뒤, 유기화학의 대표적인 반응에 실험했다. 그 결과 전극에 전압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여러 작용기의 효과를 낼 수 있어 기존 작용기의 효과적인 대체재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검증기간 동안, 백 교수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분자단위에서 이러한 기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이번 연구의 응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규모와 반응량(농도)를 높이는 연구를 이어오는 중이다.

백 교수는 "이번 기술은 여러가지로 응용될 수 있는데, (응용 연구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도록 하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원래 계산화학 쪽 학문 배경을 가진 사람이다. 대규모의 실험에 나선 것은 4,5년 쯤 됐다"며 "계산화학을 하던 사람이 실험으로 방향을 전환하는데는 연구비 조달이 어렵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 일은 IBS여서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IBS는 2011년 도전적 기초과학연구를 중·장기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왼쪽 위부터) 허준·원중희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연구원, 안호진 KAIST 연구원, 백무현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한상우 나노텍토닉스 창의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20.10.0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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